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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08 23:52
(스포)[안시성] 총체적 노답.
 글쓴이 : 이나영
조회 : 446  
오늘, 액션은 괜찮지만 여성 캐릭터들이 별로고, 억지 신파가 많다는 평을 듣고 안시성을 보러 갔습니다.

초반 15만 고구려군의 진격은 매우 멋졌습니다. 개마무사들이 일제히 달려나가 적진을 휩쓰는 모습을 보고, 액션이 장난 아니라더니 과연 그런 평이 나올만 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곧, 고구려군 기병이 창을 내리칠 때 창이 아니라 목을 마주 내미는 당군 기병, 주연이 칼을 휘두를 때 아무런 대처도 하지않고 칼을 맞아주는 여러 엑스트라들을 보고 개인단위의 액션씬은 별로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초반을 지나, 양만춘이 나오는 지점에서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 킹" 등에서 들었던 조인성의 높고 경박한 느낌의 목소리가 사극과 현대를 어중간하게 혼합한 이상한 말투와 합해져 성주라기보단 동네 양아치의 대사로 재탄생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캐릭터들도 그 이상한 말투에 집어삼켜져 이게 진지한 사극 전쟁 영화인지 "황산벌" 같은 코미디 사극인지를 모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성 캐릭터. 아... 정말 끔찍했습니다. 설현은 그 중학생 수준의 대사와 플롯에 집어삼켜져 뭘 보여줄 새도 없이 사라졌고, 신녀는 좋은 연기를 보여줬으나 캐릭터와 개연성이 발목을 잡아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신파는 더 심했습니다.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의 노골적인 신파는 대체 이 장면을 연출한 새끼가 누구냐는 욕설이 튀어나오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이 신파를 보고 눈물을 흘릴 사람은 전국에 한명도 없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격적인 공성전 상황에서의 액션. 감독이 슬로우 모션 장인이라도 자처하고 싶은건지, 비중있는 모든 캐릭터의 액션씬에 하나도 빠짐없이 슬로우 모션을 집어넣습니다. 한 두번은 멋졌습니다. 그런데 슬로우 모션이 열 번 넘게 쓰이면서, 대체 언제까지 액션씬에 슬로우 모션만 집어넣을 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말. 신궁을 당기는 그 순간 나오는 주조연들의 얼굴과 아주 천~천히 시위를 떠나는 화살. 손가락과 발가락이 충분히 익어 오그라들 정도로 천천히 날아가는 화살에 그만 저는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캐스팅, 시나리오, 대사, 연출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쓰레기같았던 영화였습니다. 영화보는 도중에 이렇게까지 느긋하게 화장실을 다녀온 건 처음이네요.

지금까지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추석 시즌 대목을 노리고 나온 졸작, "안시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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